요즘 결혼을 앞둔 커플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반반결혼’입니다. 금전적 부담부터 가사노동, 육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50:50으로 나누자는 이상적인 접근이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MZ세대는 이 개념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 글에서는 MZ세대가 ‘반반결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왜 논쟁이 끊이지 않는지, 실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1. MZ세대가 반반결혼에 민감한 이유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평등과 공정함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특히 결혼이라는 제도적 결합 속에서도 자신만의 주체성과 경계선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반결혼이라는 개념은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MZ세대가 반반결혼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생활 속에서는 이 기준을 지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는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주거비용이나 결혼식 비용은 정확히 반으로 나누기 어렵고, 상대의 소득 수준이나 재산 상황에 따라 ‘공정한 분담’의 기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감정노동이나 시간의 사용 같은 비가시적인 영역은 계량화하기 어려워 더욱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세대의 약 68%는 반반결혼에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결혼 과정에서 이를 끝까지 유지했다고 답한 비율은 30%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반반결혼이 ‘생각은 이상적이지만 실행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반반결혼, 현실에서는 왜 어려운가?
이론적으로는 모든 것을 50:50으로 나누는 게 가장 공평하겠지만, 현실은 항상 예외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소득 차이가 큰 커플의 경우 ‘비율 분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큰 쟁점이 됩니다. 만약 남성이 월 500만 원, 여성이 250만 원을 번다면 정확히 반씩 나누는 것이 과연 공정할까요?
또한 가사노동과 육아는 물질적으로 나누기 힘든 영역입니다. 집안일은 해도 표가 나지 않고, 잘한다고 칭찬도 받기 힘든 일이기에 ‘공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렵습니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퇴근 후 집안일 분담을 두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반반결혼을 실현하려는 과정에서 관계에 부담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건 내가 했으니, 너도 이걸 해야 해’라는 식의 거래적 사고방식이 관계의 감정적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서로 돕는 관계’보다는 ‘거래하는 관계’가 되어버릴 위험이 생기는 것이죠.
3. 진짜 공정한 결혼은 무엇일까?
결혼 생활에서 진정한 공정함이란 꼭 모든 걸 50:50으로 나누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소득이 많은 쪽이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고, 시간이 많은 쪽이 가사를 조금 더 맡는 식으로 ‘상호보완적 분담’이 이루어질 때 오히려 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MZ세대는 ‘공정함’을 강조하면서도, 그 방식에 있어서는 융통성과 유연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자각을 점점 갖고 있습니다. 최근 SNS나 커뮤니티에서도 “반반이라는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각자의 상황과 합의에 따라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반반결혼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금전적인 문제, 가사노동, 육아 계획, 커리어 유지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결혼 전에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향후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반결혼은 이상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MZ세대는 공정함과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속에서도 관계를 유지하는 섬세함과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결혼은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지속적인 협력입니다. 완벽하게 반반은 아니어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기준’이 가장 현실적인 정답이 아닐까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 진짜 사랑의 시작입니다.